언제부턴가 깨달은 것이 상처라는 것은 누군가가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에게 주는 것이라는 거다.
괜한 기대를 하고 그 기대에 못 미쳤을 때 내가 나에게 주는 것.
기대하지 않는 관계에는 상처도 없으니까.
이번에 여행을 준비하면서 괜히 찡한 순간들이 있었다.
영란님이 어렵게 여행 가셔서 맛있는 차 한 잔 하실 수 있는 돈을 주시고 싶다는 말에 괜찮다고 그랬는데...
언니의 마음으로 주시고 싶다는 말에 눈물이 주룩 흘렀다.
그럼 감사히 받겠다고 흔쾌히 받았는데, 내가 이걸 받아도 되는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그리고, 여행 가기 전에 한 번 보려고 했는데 당직크리로 시간이 안 되니 다녀와서 보자고 했는데.
영남이가 주말에 병원으로 맛있는 걸 사서 놀러왔다.
생일이라서 난 케이크만 준비했는데, 영남이가 달 다녀오라며 용돈을 줬다.
생일은 영남인데 난 다녀와서 주겠다고 선물도 안 샀는데...
영남이에게 선물을 받고 생각해보니 우린 서로 항상 난 받기만 해서 미안해라는 말을 달고 산다.
그리고 우리는 항상 서로에게 너무나 감사해한다.
서로에게 바라는 것 없고, 뭔가를 주고 싶어한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오늘 그 이야기를 영란님과 나누다가 올해 우리는 준 것 말고 받은 것만 기억하기로 했다.
괜한 상처를 받지 않고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
영남이가 준 용돈!
이걸로는 맛있는 저녁을 먹어야겠다!
오늘은 룸메가 에스쁘아 스마프 에디션을 샀다며 립글로우를 줬다.
새해부터 난 끊임없이 뭔가를 받고 있다.
이것들 다 기억해서 항상 고마워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