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셀카도 안 찍고 남들이 찍어주는 사진도 달가워하지 않는다.
그냥 싫다!!
어색한 표정의 나도.
못 쉥긴 나도.
이번 여행은 둘이었지만 어쩌면 혼자였다.
영아언니는 여행자가 아니라 생활자였으니까.
그래서 흐르는 풍경을 잠깐 걸음을 멈추고 찍는게 다였다.
봄언니가 오고 함께한 이틀간 언니는 나를 참 많이 찍어줬다.
그리고 난 언니 앞에서 장난스럽게 웃고 하나도 어색하지 않았다.
앙젤리나에서 화장실도 너무 좋다고 사진 찍는 나.
네델란드 역사 박물관에서 지친 나.
난 암스테르담에서 항상 길을 잃어서 계속 헤맸다.
안네 프랑크의 집 안의 카페에서 기차 시간을 기다리며 친구에게 엽서를 쓰던 나.
이 사진은 천 장 찍어서 한 장 나왔다.
도버해협을 건너면서 찍은 사진의 나.
내셔널 갤러리에서 가장 좋았던 피사로의 그림을 보는 나.
영아언니 파파라치처럼 찍어줬는데 사진 찍을 때마다 내가 귀신처럼 돌아본다며 언니가 웃었다.
내가 촉이 좋나봐.
셜록 박물관에서 잘 생긴 아저씨가 어깨를 감싸줘서 행복한 나.
내가 기념품 살 때 저 아저씨가 계신해줬는데 너무 잘 생겨서 놀랐는데, 박물관 보고 나오니 저 아저씨가 표 검사 하고 있어서 또 놀랐다.
노틀담 앞의 제로 포인트를 밟으면 파리에 다시 온다는 말에 냉큼 밟은 나.
비 맞으면서도 튀를리 공원에서 신난 나.
개선문 앞에서 신난 나.
그리고 개선문 위에서 인생의 사진을 남긴 나.
파리에서의 마지막 모습의 나.
아! 난 정말 내가 저기에 있었던게 하나도 믿어지지 않는다.
다 꿈같다.
결론은 다시 저곳에 나를 가져다 놓고 싶다.
사진 올리기 귀찮아서 테마를 정해봐야지 하다가 내 사진이나 올리는 나.
괜찮아. 오는 사람 없는 블로그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