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Somethin' Stupid

뚜부얌 2014. 9. 29. 15:06

그저 그런 하루의 한 순간일 뿐인데 유난히 기억하는 순간이 있다.

사진처럼 선명하게.

 

서울에서 잠깐 공부할 때 영남이를 연신내에서 만난 적이 있다.

비가 오는 날이었고, 란이언니에게 밥을 얻어먹고 둘이 차를 마시고 늦은 밤에 헤어졌다.

다행히 언니집 쪽으로 한 번에 가는 버스가 있어서 그걸 타고 돌아오는 길.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밤의 서울은 역시 예뻤고, 라디오에서는 이 음악이 나오고 있었다.

마침 버스는 한강 다리 중 하나를 건너고 있었는데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

 

왠지 내가 다큐 프로그램의 주인공이 된 기분이었다.

 

그리고 원래도 좋아하는 곡이었지만 이 버전을 가장 좋아하게 됐다.

 

 

 

 

불어오는 바람에 행복해하고.

그냥 시간을 보내려고 들어간 카페에서 좋아하는 노래가 계속 나오고.

라디오에서 마침 듣고 싶던 노래가 흘러나오고.

 

생각해보면 행복한 순간은 이렇게 사소한 순간들인 것 같다.

뭔가 거창한 순간이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