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봄의 제주도

뚜부얌 2014. 9. 12. 19:31

요즘 인스타에 여행사진이 넘쳐난다.
친구는 베트남을 가서 유혹의 사진을 엄청나게 올리고.
시버러버 두 분은 제주도 사진으로 나를 유혹한다.

당장의 상황때문에 해외는 못 가고 제주도는 1박 2일이라도 가고싶어서 엉덩이가 들썩인다.
언니에게 제주도 가자고 문자 보낼 뻔.

그저 작년 봄에 도르곤 영남과 간 추억과 늦가을에 언니들이랑 엄마랑 조카들이랑 간 추억만 곱씹지.





게스트 하우스에서 나와 그냥 무심히 지나치다가 운 좋게 발견한 카페 조르바.
오픈 전인데도 반갑게 맞아주시고 커피에 공짜빵까지 주셨다.

엄청나게 쏟아지는 비로 한 시간을 노닥거리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지.




다른 건 몰라도 사려니 숲길과 우도는 꼭 가고싶다고 했는데.
엄청난 폭우로 못 가나 했는데 다행히 배는 다니더군.
셔틀버스를 타고 우도관광.
검말레에서 도르곤 영남.




서빈 백사까지 셔틀버스를 타고.
정말 예뻐서 한참을 놀았다.
서로 사진 찍어주던 영남과 나.



그리고 충동적으로 걸어서 셔틀버스의 코스를 역주행으로 걷기 시작했다.
무려 3시간인가 걸음 우도 횡단? 아니 종단이려나?
근데 하나도 힘들지 않았고, 여행에서 제일 좋은 시간들이었다.



어떻게 보면 조금 잘못 든 길이었는데 예쁜 유채꽃과 멀리 성산일출봉이 보여서 서프라이즈 선물을 받은 기분.


그 다음날은 어느 계획도 없이 사려니 숲길만 걷기로 했다.



막 여린 잎들이 나오기 시작하던 사려니 숲길.



여린 잎이 꽃처럼 예뻐서 하늘을 자주자주 보았지.



원래는 차때문에 중간까지만 걷고 돌아오려고 했는데 안 가본 길이 궁금해서 나중 일은 나중에 생각하기로 하고 끝까지 걸었다.
다행히 택시가 한 대 있어서 그걸 타고 주차장으로 컴백.

영남이나 나나 뭔가를 심각히 걱정하는 성격은 아니라서 이런 부분이 참 좋다.
심지어 걷는 세시간 동안 걱정도 안 했다.
어떻게든 되겠지 하며 내내 신나하기만.

노루를 보고 신기해하고.



배시간이 남아서 용두암에 가서 커피.

원래는 먹방 찍으러 가자며 다방에서 맛집 정보 다 알아서 갔는데 거의 안 가고 내내 걷기만 했다.

하루에 거의 두 끼만 먹은 우리.

나에게 제주도는 그냥 그런 곳이었는데 찬찬히 걸으며 본 제주도는 참 좋더라.

아 제주도 가고싶어.
가고싶어.


핸드폰으로 사진 거의 안 찍어서 사진이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