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것 아닌 일들
그날이 그날이지만, 하루하루 지겹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요즘은 좀 신난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그렇다.
부산 사시는 천사분이 더치 커피를 보내주셨었는데, 그 맛을 보고 냉큼 기구들을 샀다.
택배는 목요일엔가? 받았는데 토요일에서야ㅜ내려보는 커피.
토요일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저걸 했는데, 일요일 아침에 당직이던 막내에게 연락이 왔다.
실장님 이만큼 나왔어요. 하고.
기다림은 길고 달콤함은 짧아.
숙성을 시켜야 맛있다지만 맘이 급하여 출근하자마자 한 잔.
급하게 #허세샷 세팅을 하고!!
검사실에 있는 아이템들 총동원해서 찍었다.
토요일에 먹다 남긴 사브레, 엄마가 준 오렌지.
잘용씨가 사은품으로 받은 접시!
역시 좀 심심한 맛인데 이게 숙성도의 차이인지, 내 실력의 차이인지는 아직 모르겠다.
일주일 내내 불면으로 엄청 피곤해서 포기할까? 했지만 큰 맘 먹고 나가서 영화를 봤다.
"엘리노어 릭비"
그남자그여자, 그남자, 그여자.
이렇게 시리즈(?) 인데, 난 그남자, 그여자만.
난 영화를 보기 전에 자료들 잘 안 찾아보는 편인데, 이번에도 어떤 정보도 없이 예고편만 보고 봐서 내가 생각한 것과 너무 다른 내용에 좀 당황했다.
내가 여자여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여자"편이 훨씬 좋았다.
같은 기억이 조금씩 다르게 연출된 게 재밌는 요소.
"그여자"에 나오는 거의 모든 대사들이 마음을 울렸다.
그리고 마지막에 "이런 이야기를 할 준비가 안 되어 있었어." 이 말에 좀 울었다.
가까운 온기를 잃어본 사람은 모두 이 대사에 울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가까운 온기를 잃고 그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 또한 그 온기를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이지만 우리는 하지 못 한다.
그 말을 꺼내기까지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그 상실은 내내 엄청난 상처가 되어 아무는데 너무도 긴 시간이 걸리니까.
혹시 누군가 보려고 한다면 "그여자"만 봐도 충분하다고 말해주고 싶다.
꾸까에서 온 자나장미를 잘 말려서 꽃만 댕강댕강.
선영이네 언니에 가게에서 보고 저렇게 하면 좋겠다 싶어서 아침에 출근해서 했다.
난 출근해서 커피 내리고 꽃 다듬고.... 원장님 죄송해요.
울쌤들 실장 잘못 만나서 맨날 고생. 하......